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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15일 - 글룸 까만 호수에 뜬 시계엔 촉박하게 남은 호박처럼 붉게 타다. 깊고 짧되 하야지 아니한 청월의 바람이 애달프게 누르다. 소리말 울타는 갈밤에 비탈길 아릿디하여 흐르지는 알 하다.
2021년 4월 3일 - 커피 쏟기의 달인 주마다 1번 꼴로 커피를 책상에 쏟는 달인. 일부러 쏟는 게 아니냐는 부정 의혹이 있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키보드를 고장내면서 논란을 무마시킨다.
악당 아카데미 문피아 작품 목록 보고 웃겨서 한 장. 악당과 아카데미가 한참 트렌드인가 보네요.
2021년 4월 1일 - 작품 1주년 정확히는 이 스크린샷을 찍은 것이 1주년 되는 날이다. 정작 작품 연재 자체는 언제 시작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지금에야 편마다 이 정도 반응이 돌아온다지만, 당시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는 글을 쓰기 시작한 이래 가장 격한 반응이었던 셈이다. 하필 날짜도 딱 만우절인 탓에 잊을래야 잊을 수 없게 되었다. 오늘까지는 이 정도. 의미 깊은 날이니 더 괜찮은 문장을 쓰고 싶지만, 불면증이 너무 심해져서 졸려 떠오르는 게 없다. + 사람들이 날 너무 어렵게 대하는 거 같아서 슬퍼. 너무 진지한 척하는 탓일까.
2021년 3월 31일 - 나태 내 소설의 뒷 내용을 보고 싶은데, 쓰기가 너무 피곤하다. 현실의 사사로운 일들이 사방으로 압박해 와서 작업에만 집중하기가 힘들다. 내적 세계에서는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자신의 차례를 달라고 보채고 있다. 나도 그게 더 나을 지도 모르겠다고 동하면서.... 몸은 고되고, 정신은 둔하고. 피로가 쌓였나? 내일도 나는 해야하는 일이 있으니, 작업이 아마 쉽지 않겠지만....
누나 外 누나가 거북을 데려왔다. 죽지 않으니 내게 알맞다고 한다. 누나는 거북보다 일찍 죽었다. ㅡ 진동하는 별의 소리에 놀라 깨었다. 울음, 웃는 건 확실히 아니고. 다시 들으니 역시 우는 게 맞았다. ㅡ 어깨가 들썩거린다. 심장이 뛸 때마다 그랬다. 고동과 고통은 닮았다. ㅡ 개미는 시체를 먹고 산다. 누가 죽어야 개미가 사는 것이다. 우리 할머니도 반쯤은 개미다.
2021년 3월 25일 - 신화 체계적인 신화를 하나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너무 진지하지는 않게, 소설이나 게임, 그런 창작물 류로 소비될 만한 그런 신화... 음... 재밌을 거 같은데.
2021년 3월 20일 - 금각사 커다란 금각의 내부에 이토록 똑같은 모양의 작은 금각이 들어 있 는 모습은, 대우주 속에 소우주가 존재하는 듯한 무한한 대응을 연상시켰다. 비로소 나는 상상할 수 있었다. 모형보다도 훨씬 작으면서도 완전한 금각과, 실제의 금각보다도 무한히 커다란, 마치 세계를 감쌀 듯한 금각을. -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허호 역) 中 -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최소와 최대가 이어지리라는 문학, 종교적인 상상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존재해 왔다고. 시간 또한 다르지 않다. 지금이 지나면, 언젠가 다음 '지금'이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도 인간에 내재된 감성이다. 물리의 편린도 알지 못하는 나는 그러지 않음을 안다. 이것이 세계의 본질이며, 그저 그뿐임을. 한없이 거대한 우주 바깥에 존재하는 무존재를 인정하고,..